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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문

달무늬의 기원

중국에서 달은 음(陰)을 상징하는 오행(五行)의 기본 요소이다. 고대신화에서는 수기(水氣)가 달이 되었다고 전하며,『삼국유사(三國遺事)』의 연오랑 세오녀 전설에서 연오와 세오는 각각 일정(日精)과 월정(月精)을 상징한다.

달무늬의 상징
1. 대지·여성

달무늬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여기서는 남성적인 원리가 해로 형상화되었으며 여성적인 원리는 달로 묘사되었다. 달은 음(陰)에 해당하고, 음은 대지(大地), 여성, 정적, 어둠 등을 상징한다. 또, 달 안쪽으로 나타나는 토끼는 여성원리에 속하는 동물이며, 달의 차가움과 음(陰)과의 관련으로 인해 달과 여성을 묶어서 나타내기도 한다.

2. 풍요·섭리

달은 농업과 관련하여 풍요를 상징한다. 시간과 계절의 운행 섭리를 상징하는 달은 농경사회에서 생산과 생활의 기준이 되었다.

3. 흥망성쇠·영생·재생

달의 기울고 다시 차는 이치는 주기적, 항구적으로 되풀이되는 것으로, 삶이나 계절의 기복, 흥망성쇠 등을 상징한다. 달의 이러한 특성은 밀물과 썰물에 영향을 끼치므로 조수(潮水)의 주관자로 여겨졌고 덧붙여 우주적인 힘의 주관자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4. 종교적 상징

1) 유교
유교에서 달이 직접적으로 상징하는 바가 있는 것은 아니나, 사대부의 시조를 통해서 달은 청한(淸閒), 청정하고 은일(隱逸)한 군자의 덕을 상징하였다. 그리고 왕의 밝은 식견이나 품성을 달에 견주어 비교하기도 하였다.

2) 불교
『월인천강지곡(月印千江之曲)』,『월인석보(月印釋譜)』는 석가모니를 찬양한 책으로, 여기서 달그림자 혹은 달빛은 불법(佛法)을 상징한다. 달의 밝고 원만하며 하나의 모습을 고집하지 않는 특성은 불교적인 이념 구현을 나타내며, 물에 비치는 달은 어느 곳에서나 같은 모습과 같은 밝음을 유지한다고 하여 진리의 보편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 해와 달리 어둠 속에서 빛나는 달의 특성은 불교적 무지를 벗어나게 하는 힘을 상징한다.

3) 도교
도교적 관념에서 달은 항아(姮娥)라는 선녀가 살고 있는 월궁(月宮)이므로, 맑고 거룩한 신선의 삶이 지닌 빛으로 생각되었다. 여기서 선녀인 항아를 통해 달의 여성적인 아름다움이 표현되고 있다.

5. 장생, 공명정대

달무늬는 해와 같이 장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십장생에서 달무늬는 차고 기우는 순환성 원리에 의해 영속됨을 의미하므로 장생요소로 사용되었다. 또, 궁궐의 옥좌 뒤에 일월과 산악의 그림을 그려 넣은 <일월오악도>는 장생의 의미와 함께 관리들의 공명정대한 행정을 촉구하는 의미도 담겨져 있다.

달무늬의 조형적 특징과 의미

달에는 섬여(蟾蜍)라고 불리기도 하는 두꺼비가 표현되어 있는데, 이 도상은『회남자(淮南子)』와『춘추(春秋)』,『원명포(元命苞)』등에 전한다. 두꺼비는 달의 정(精)으로 광휘임조(光輝臨照, 아름답게 빛나는 빛)를 상징하는 것으로, 이러한 의미는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Sumer) 문화에서도 통용되었다. 달무늬에 관하여는 천신(天神)인 후예(后羿)의 처 항아(姮娥)가 서왕모에게 얻은 불로불사약을 혼자 먹고 벌이 두려워 달로 도망을 갔는데, 월신의 노여움을 사서 두꺼비로 변했다는 전설이 있다. 여기서 두꺼비는 불사약을 먹었으므로 장생의 의미를 갖게 되었다.
달무늬를 표현할 때에는 두꺼비뿐만 아니라 토끼도 등장한다. 토끼는 주로 계수나무 아래에서 약방아를 찧고 있고, 그 옆에 두꺼비가 엎드려 있거나 춤을 추고 있는 형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토끼 역시 두꺼비와 마찬가지로 음(陰)을 나타내는 동물로,『본초(本草)』에서는 토끼를 ‘명월(明月)의 정(精)’이라 하였으며,『예기(禮記)』에도 ‘달의 정은 명시(明視)이고 그 상(象)은 토(兎)’라고 하였다. 달속에서 떡방아를 찧고 있는 토끼는 태음(太陰)을 상징하는 것으로 태양을 나타내는 삼족오와 함께 금조옥토(金鳥玉兎)라고 하여 태양과 태음의 대표적인 동물로 알려져 있다.

달무늬의 활용

중국 마왕퇴(馬王堆) 분묘에서 발견된 T자형 백화(帛畵: 비단에 그린 그림)에서 두꺼비가 들어가 있는 달무늬를 볼 수 있다. 마왕퇴 백화는 장례에 사용된 번화(幡畵)로, 천상과 지상 지하 세계를 상, 중, 하로 나누어 표현하였고 달무늬는 천상을 표현한 부분에 나타난다.(마이클 설리번 저, 한정희, 최성은 역,『중국미술사』, 예경, 1999. p. 71, 도판 95) 한대(漢代)의 와당(瓦當) 중에는 위를 향해 도약하는 토끼와 두꺼비가 있는 달무늬 와당이 있다.
한반도의 고구려 고분벽화에도 달무늬가 나타난다. 달무늬는 사신도가 인물풍속화와 함께 나타나는 6세기 이후, 그리고 사신도를 주제로 한 6세기 후반부터 7세기의 고분벽화에 등장한다. 고분벽화에 표현된 달무늬로는 달 안에 두꺼비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는 쌍영총 규실 천장의 벽화를 들 수 있다. 또, 오회분 4호묘의 월신도에서는 선녀신인 월신(여와)이 날아가는 용을 타고 두꺼비가 들어가 있는 달을 머리에 인 모습이 나타난다.
조선시대에는 승려들의 금란가사에 일, 월광을 의미하는 삼족오와 토끼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불화에 표현된 십일면관음보살상의 손에는 월상이 들려 있는데, 이러한 수인(手印)을 월정마니인(月精摩尼印), 혹은 월륜인(月輪印)이라고 한다. 복식에서는 중국의 천자복에서 사여받아 고종황제가 입은 십이장복의 문양으로 달무늬가 들어갔으며, <일월오악도>나 <십장생도> 등의 왕실 회화에서도 도안화된 형태의 달무늬를 볼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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